일본에서 ‘츄슈노 메이게츠(中秋の名月)’나 ‘쥬고야(十五夜)’라는 이름으로 가을의 정취를 즐기던 풍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과거 일본인들은 억새를 장식하고 당고(団子)나 가을의 대표적인 음식들을 준비하며 달을 감상하곤 했다. 이제는 그 풍경을 머릿속에서 떠올려야 할 정도로, 일본의 가을 풍경은 할로윈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에 남아 있는 전통 중 하나로 ‘하나후다(花札)’라는 카드 히어로토토이 있다.
일본의 전통 카드 히어로토토 ‘하나후다’
하나후다는 일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카드 히어로토토으로, 한국의 화투와 매우 유사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화투와의 차이점으로는 일본 화투의 광패에 ‘光’ 자가 적혀 있지 않다는 점과 띠 패에 히라가나가 적혀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일본 화투는 전통 종이인 와시를 딱딱하게 코팅하여 만들어 손에 쥐는 감촉과 패를 칠 때 나는 소리가 독특하다.
닌텐도는 일본의 주요 화투 제조사 중 하나로, 전통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화투를 제작하고 있다. 여행을 기념하여 전통 화투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여러 화투 제조사들이 개성 있는 디자인의 화투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특정 지역의 전통적 디자인을 반영하거나 맞춤형 제작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하나후다 히어로토토 ‘코이코이’의 진행 방법
하나후다의 대표적인 히어로토토인 ‘코이코이(こいこい)’는 두 명이서 진행하는 히어로토토이다. 우선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한 장씩 패를 뽑아 월수가 작은 쪽이 ‘親(오야)’가 된다. 패는 한국의 화투와 마찬가지로 1월부터 12월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종류와 디자인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광패(光), 열끗(種), 띠패(短冊), 피패(カス) 등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패마다 역할이 정해져 있다.
코이코이는 상대방과의 전략적인 대결이 중요한 히어로토토이다. 패를 나눠 받고, 장에 놓인 같은 월의 패를 짝지어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히어로토토의 중반부에는 특정 패 조합으로 야쿠(役)를 완성할 수 있는데, 야쿠가 완성되면 경기를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경기를 계속할 때 “코이코이”를 선언하며, 이는 “계속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이코이’의 야쿠와 점수 체계
코이코이의 야쿠는 다양한 조합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조합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광패를 5장 모으면 10~15점, 비를 제외한 광패 4장을 모으면 8~10점, 특정한 띠 패를 모으면 5점 등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국진 열끗과 벚꽃 광을 모으면 ‘花見(하나미)’가 완성되고, 국진 열끗과 억새 광을 모으면 ‘月見(츠키미)’가 완성되며, 이 경우 각각 3~5점을 얻는다. 코이코이에서는 특히 ‘하나미’와 ‘츠키미’가 고득점을 위한 주요 조합으로 주의 깊게 노릴 필요가 있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코이코이
코이코이는 상대방과의 눈치 싸움이 중요한 히어로토토이다. 고스톱과는 달리 코이코이는 두 명이서만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패의 배치를 보고 빠르게 경기를 마칠지, 아니면 더 큰 야쿠를 노릴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큰 야쿠를 완성할 가능성이 있다면, 먼저 작은 야쿠를 완성하여 경기를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반면, 자신이 큰 야쿠를 완성할 가능성이 있다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경기를 이어가며 상대방의 전략을 무너뜨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처음 패가 나눠질 때 판의 상황을 보고 어떤 전략으로 갈지 명확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특별한 야쿠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면, 카스를 모아 점수를 확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코이코이는 전반적으로 돌발적 요소가 적고, 계획에 따라 히어로토토을 풀어가는 전략적 재미가 큰 히어로토토이다. 고스톱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대방과의 심리전을 즐기며, 자신이 세운 전략이 성공적으로 맞아떨어질 때의 성취감이 크다. 이 전통적인 일본의 카드 히어로토토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