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에서 경험한 4샬롬토토 반짜리 PTA 모임

teach dice ornament on table

주말 오후 4샬롬토토 반. 평일보다 더 바쁜 샬롬토토을 내어 참석한 사립중학교의 PTA 모임은 단순한 학교 설명회를 넘어서, 학부모들 간의 관계를 맺고,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며, 자녀 교육의 현장을 피부로 느끼는 특별한 자리였다.

모임은 학교 근처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시작되었다. 코스로 이어진 식사는 약 2샬롬토토 반 동안 진행되었고, 6명 정도씩 나뉘어 앉은 테이블에서 처음 만난 부모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부분이 어머니였고, 참석률은 거의 90%에 달했으며, 이 식사 자리는 단순한 사교의 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 교환의 장이었다. 특히 형제나 자매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가정의 경우, 고등학교 진학 정보나 선생님 성향에 대한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자연스레 ‘정보의 허브’가 되어, 질문 세례를 받으며 그 자리를 이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자녀를 자랑하기보다는 “우리 애는 공부를 안 해요”, “게임만 해요”와 같은 자녀의 부족한 면을 공유하는 분위기였다. 자조 섞인 웃음 속에서, 각 가정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진솔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대화는 주로 자신이 직접 관찰하거나 들은 이야기 중심이었고, 어느 누구도 자녀를 내세워 우위를 점하려는 분위기는 없었다.

오후에는 학교 내에서 2샬롬토토 동안 담임 교사의 브리핑이 이어졌다. 교사들은 학기 중 있었던 과제 현황, 학습 진행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교육 계획 등을 세세히 전달했고, 성적표나 수학여행 예산과 같은 회계 관련 문서도 개인별로 제공되었다.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테이블을 돌며 직접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단순히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질문을 듣고 반응하는 쌍방향 소통이었다.

이런 대규모 PTA 모임은 자주 열리지는 않지만, 수업 참관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자녀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 간의 유대감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다. 특히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부모가 학교 교육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연결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K-드라마나 K-팝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일본 학부모들이 많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아이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부모도 자연스럽게 그런 관심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한국 출신으로서, 여러 질문을 받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었다.

어떤 학부모는 말한다. “아이 다 키우고 나서도, 중고등학교 때 PTA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이 평생 친구가 된다”고. 생각해보면, 같은 시기에 같은 고민을 나누며 긴 샬롬토토을 함께한 사람들과 맺는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런 PTA 모임을 ‘학교의 그림자 수업’이라 부르고 싶다. 자녀의 학교생활을 엿보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시 점검하며, 사회 속에서의 나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 일본의 PTA 문화는 결코 가볍지 않았고, 오히려 깊이 있는 유대감과 연대감이 엿보였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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