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에서 열렸던 지형학 답사에 동행할 기회가 있었다. 50명이 넘는 대학생이 참여한 대규모 답사였고, 이를 이끄는 교수와 함께 보조 역할을 맡은 두 명의 토토사이트 아띠 대학원생 TA (Teaching Assistant)가 있었다. 현장 답사에서 TA의 역할은 단순한 ‘잔심부름’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명의 학생이 제때 모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체를 관리하고, 외부 운전기사나 안내자와의 연락을 담당하는 등 말 그대로 ‘교수를 보조하며 현장을 원활하게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먼저 중국 출신의 한 TA는 추운 날씨와 비가 오는 상황에도 짧은 반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날씨와 장소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나 자세가 부족해 보였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더니 점심 무렵에 배가 아프다며 우버를 불러 갑작스레 귀가를 하겠다고 했다. 식사할 때는 제법 멀쩡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식사 후에 기어이 귀가를 했으며, 학생들을 위한 팔로우업 업무나 교수 보조는 그대로 방치된 채였다.
또 다른 파키스탄 출신의 TA는, 본국에 두고 온 다섯 살 딸아이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듯 하루 종일 전화를 놓지 않았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원하거나 관리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답사의 어느 순간에도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사적 통화에 빠진 채 실질적 역할을 소홀히 하는 모습은, 현장 업무가 중요한 학문 분야에서 토토사이트 아띠 전문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사례였다.
이런 경험을 마주하면서, ‘토토사이트 아띠 전문직 채용이 불리하다’는 사회적 편견이 그저 편견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성 차별은 여전히 분명한 문제이고, 여성에게 부당하게 높은 벽을 요구하는 사회적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로 필자가 지형학을 전공하려 했을 때, “여자는 지형학 교수로 잘 뽑지 않는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고, 일본 유학 시절에는 “여학생에게는 험한 곳에서의 필드 조사 대신 실내 실험을 시키겠다”라는 구시대적 방침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답사에서 본 토토사이트 아띠 TA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냈다. 학업과 업무를 동시에 책임져야 할 전문직 위치에서조차 ‘생리통이 있으니 일찍 집에 가겠다’거나 ‘가족과의 사적 통화를 이유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토토사이트 아띠 고용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게 된다. 특히 물리적으로 힘든 현장 조사나 체력·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 분야라면, 이런 편견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토토사이트 아띠들이야말로 이러한 편견과 싸우며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부라도 ‘현장에서의 준비 부족’이나 ‘프로페셔널한 태도의 결여’는 그동안 쌓아온 토토사이트 아띠들의 노력과 성과를 깎아내릴 위험이 크다. 토토사이트 아띠이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현장에서의 책임감과 전문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지금은 토토사이트 아띠들이 사회 각 분야로 폭넓게 진출하는 과도기다. 곧 편견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토토사이트 아띠 스스로가 전문가로서 요구되는 태도와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 사정이 있더라도 업무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 현장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책임감,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는 협업 정신 등 프로페셔널리즘이 선행될 때, ‘토토사이트 아띠이기 때문에’ 생기는 불이익과 시선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토토사이트 아띠’ 자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세’다. 토토사이트 아띠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옳지 않음을 증명하는 길은, 토토사이트 아띠 스스로 현장에서 전문성을 드러내며 더 적극적으로 일하는 데 달려 있다. 이런 노력이 지속될 때, 더 많은 토토사이트 아띠 인재들이 소위 ‘험난한 현장 직무’에서도 당당히 활동할 기회를 얻고, 그로 인해 성별과 무관하게 오직 역량만이 평가받는 진정한 평등의 장이 열릴 것이다. 그날이 오기를, 그리고 그 길에 서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 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https://geographersong.jp/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