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보면, 세상이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는 듯합니다. 들꽃이 바람에 살랑이고, 나뭇잎이 속삭이듯 흔들리는 풍경 속에서 그저 조용히 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음에 감사도 하게 됩니다.
멀리서 한 노인이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깊게 패인 주름마다 지나온 세월의 이야기가 스며 있는 듯했습니다. 걸음걸이에서 삶의 무게가 느껴졌지만, 그의 눈빛은 따뜻하고 평온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마주쳤고, 그는 조용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넵니다．
“이 길을 자주 걷나요?”
노인의 부드러운 물음에 나는 미소 지으며 답했습니다.
“네, 가끔요. 이곳이 참 평온하고 아름다워서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먼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도 이 길을 참 좋아하오. 젊었을 때부터 걸어온 길이지. 여기에 서 있으면 마치 그랜드토토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거든.”
그의 말에 공감하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나를 감싸는 고요함, 도시의 소란스러움과는 다른 온전한 평온이 이곳에 있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노인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지. 젊은 시절의 꿈,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나간 날들의 기억들 말이야.”
나는 조용히 귀 기울였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나 역시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래된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들판을 뛰놀던 순간들, 친구들과 나누던 웃음소리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따뜻한 그랜드토토들 말입니다.
노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덧붙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 우리가 붙잡으려 해도 그랜드토토은 멈추지 않으니까.”
그의 말이 마음 깊이 와닿습니다. 그랜드토토은 흘러가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변해갑니다. 하지만 지나간 순간들은 우리 가슴속에 남아 때때로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줍니다.
노인은 나를 바라보며 다시 미소 지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언젠가 오늘을 떠올릴 때, 후회 없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노인도 반대편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갑니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오늘 이 순간 같은 길 그랜드토토 머물렀다는 사실이 마음 깊은 곳에서 따뜻한 울림이 되어 퍼졌습니다.
그렇게 그랜드토토은 흐르고 삶은 계속되지만 어떤 순간들은 영원히 가슴속에 머물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