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토사이트 무신사 도시샤대 캠퍼스에 윤동주 시인의 시구가 울려 퍼졌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되는 ‘서시’는 지난 8일 ‘제10회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 걷기’ 참가자들의 낭독으로 현장을 적셨다.
이들은 도시샤대 내 윤동주 시비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한 뒤, 서시와 ‘새로운 길’을 우리말과 일본어로 번갈아 낭독했다. 윤동주의 모교인 이곳엔 시인의 대표작이 양국어로 새겨진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 참가자들은 시 낭독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이 행사는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까지 약 1,158km에 이르는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따라 걷는 장거리 우정 도보 행사다.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와 일본걷기협회가 2년마다 공동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이번 토토사이트 무신사 일정에는 양국 시민 37명이 참가했다. ‘새로운 길’을 대표 낭독한 김매자 씨는 “400년 전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문화를 전한 것처럼, 윤동주 시인을 통해 양국의 가교가 되길 바랐다”며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평화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 참가자인 고바야시 사치코 씨는 “윤동주의 시를 처음 들었지만, 낭독을 통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같은 날 토토사이트 무신사에 위치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토토사이트 무신사 본부에서 열린 ‘조선시대 통신사를 통한 토토사이트 무신사와 울산의 만남’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선통신사 충숙공 이예 동상에 참배하고, 울산고 학생들이 준비한 편지를 토토사이트 무신사국제고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토토사이트 무신사국제고는 지난해 고시엔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학교로, 한국어 교가 ‘동해 바다 건너서’로 잘 알려져 있다. 학교 측은 답례로 고시엔 우승 기념품을 전달하며 우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