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사이트 배너만들기] 도쿄 전철의 복잡함과 효율성 사이에서

도쿄 수도권 철도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노선만 150 여 개에 이르고, 수도권 전철 노선도는 역이 1700 여 개에 달해 확대하지 않으면 글자를 읽을 수도 없다. 이처럼 방대한 철도망은 도쿄의 도심과 교외를 연결하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수많은 이들의 출퇴근을 뒷받침한다. 몇 분 단위로 촘촘하게 운행되는 열차 덕분에 차가 없어도 먼 거리를 오갈 수 있고, 실제로 “9분 출발”이라고 예고하면 정확히 9분에 도어가 닫히는 광경이 낯설지 않다. 만약 운행이 조금이라도 어그러지면 역마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안내방송이 연달아 나오는데, 이는 결국 시간표대로 운행하려는 일본 철도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그렇지만 이 효율 뒤에는 극도로 복잡한 노선 체계가 자리한다. 도쿄메트로, JR, 사철 등 다양한 운영 주체가 얽혀 있어, 도쿄에서 여러 해를 살아도 여전히 헷갈리는 구간이 적지 않다. 어떤 역의 같은 승강장에서도 어느 때는 도쿄 방면, 어느 때는 반대편으로 향하는 열차가 들어오고, 방향이 같더라도 중간에 갈라져 전혀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필자 역시 도쿄에서 치바현으로 출퇴근하며 수없이 헤맸다. 23년 넘게 일본에서 살았는데도, 반대 방향 열차에 올라탄 뒤 한참 뒤에야 알아차린 적이 부지기수다. 신칸센은 표를 끊는 것부터 난관에 부닥칠 때도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공간인지에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달리 생각해보면,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에서 잠시 길을 잃는 건 너무나 당연할 수 있다. 이런 실수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니, 잘못 탄 열차 때문에 시간을 허비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도쿄 전철이 워낙 복잡하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만한 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에 사고나 응급상황이 잦은 점도 도쿄 전철의 한 단면이다. 교통 요충지인 신주쿠역 근처에 앰뷸런스가 대기하는 풍경은 이미 일상이 됐고, 붐비는 승강장에서 쓰러지는 이들을 가끔씩 마주치는 것도 더는 특별한 광경이 아니다.

이 복잡한 시스템은 수도권을 촘촘하게 연결하며, 도시인의 삶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지리학을 전공한 사람도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고, 오랜 거주자도 그날 따라 헷갈려 엉뚱한 경로를 경험하게 된다. 따스한 봄날, 만원 전철 속에서 길을 잠깐 잃었다고 해서 크게 낙담하지 말지어다. 되돌아가는 열차 역시 곧 도착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복잡함과 효율성, 그리고 인간 군상이 뒤섞인 전철 안에서 한 번쯤 길을 잃어보는 경험은 도쿄라는 도시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게 해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송원서 (Ph.D.)
슈메이대학교전임강사 / NKNGO Forum 대표
https://geographersong.jp/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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