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시노 스 토토사이트 32>시노 스 토토사이트 알쏭달쏭 입시 용어

– 최성보를 아시나요? –

해외 관광지에서도 익숙한 한국인의 상징어인 <빨리빨리>는 식당에서만 사용되는 언어가 아니다. 동영상도 길면 보지 않고, 소설도 길면 요약본만 보려 하고, 전질 같은 장편 소설은 학생들의 손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읽을거리는 물론 일상생활 용어에서도 엘베, 아아, 최애, 불금, 갑분싸 등 약어를 모르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약어(줄임말) 천지다. 물론, 이런 약어는 우리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어에서도 TMI, LOL, OMG, PLZ, CCTV, ASAP 등의 약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KBS, MBC, CNN, BBC 등의 두문자어(acronym)도 크게는 약자의 한 형태이다. 약어 혹은 약자라고 일컫는 줄임말은 어쩌면 세계적인 보편적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약어의 한 형태인 최성보는 어떤 말의 줄임말일까? <최소성취보장제도>의 줄임말이다. 최소성취보장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점제를 알아야 한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 역량 중심의 교육을 위해 학생들에게는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의 과목 선택권은 2022 개정 교육 과정을 위한 서막이라고 보아도 좋다. AI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는 지식 중심의 교육으로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 시작된 역량 중심의 교육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에서부터 출발해야 했고, 2022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학점제를 도입한 것이다. 학점제의 핵심은 학생들이 자기 진로나 적성에 맞춰서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골라 듣고, 필요한 학점을 다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이다.

이 학점제의 문제는 학점을 취득하지 못하면 유급하거나 퇴학 등의 장치가 있는 대학과 달리 고등학교 학생을 유급시키기에는 상당한 국가 및 사회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래서 유급시키지 않기 위해 (학점제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성취를 위한 보장 제도로 <과목별로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최소한의 기준을 못 넘으면 (유급시키는 대신) 추가로 더 가르쳐서 과목별로 설정한 최소한의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자>는 제도이다. 이 <최소성취보장제도>라는 용어가 너무 길다 보니 학교 또는 교육 과정 설명회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약어 형태인 <최성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학점제의 취지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미래 시대를 대비한 역량 함양이며, 이를 위해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절대 평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입 선발권이라는 미명하에 상대 평가로 전환되었다. 결국 학점제와 최성보를 통한 학생의 적성 및 역량 중심 교육의 핵심인 학생의 과목 선택권은 도입 취지와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심하게 왜곡되고 있다. 사탐런이 바로 그 예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입시 제도를 무시한 학교 교육은 상상으로라도 가능할까? 슬프게도 한국의 많은 명문고가 공교육의 탈을 쓴 입시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입 결과만을 학교 평가의 척도로 삼는 사회 현상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사탐런이란 사회탐구 과목의 표준점수가 대입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로 수능 선택과목에서 어려운 과학탐구 과목보다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대학 진학 이후의 전공 필수 과목보다 현재의 대입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과정 중심의 교육 과정 학생들이 결과 중심 대입 환경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학생 개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사탐런이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게 용서되는 비교육적인 교육 헌장이듯이, 최성보 또한 심각한 비교육적인 사회 현상이 우려된다. 졸업할 의지가 없을뿐더러 ‘퇴학시킬 테면 퇴학시키세요.’ 하는 마음으로 (학점미달에 따른 유급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최성보 시간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을 강제로 참여시킬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그런 학생이 많은 일반고의 현실은 이미 다가오는 미래의 모습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러한 현실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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